
#3 한국 미술 시장은 지금 돈이 도는가?
미술 시장은 종종 ‘보이지 않는 돈’이 흐르는 곳이라 불려요. 실제로 갤러리에선 작품에 가격표가 붙지 않는 경우가 많고,
가격을 묻는 순간 왠지 ‘무례해 보이는’ 분위기까지 느껴질 때도 있죠. 하지만 우리는 지금, 한국 미술 시장이 돈의 흐름과 아주 밀접하게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해요. 이번 편에서는 한국 미술 시장의 돈 흐름, 그리고 왜 지금 ‘미술’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지 함께 짚어보려 해요.
그림만 350억판매 부산아트페어

2021년 5월 부산에서 개최된 국제 아트페어 '아트부산'은 나흘간 총 350억 원어치의 작품을 판매하며 국내 아트페어 사상 최고 판매액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2019년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의 최고 판매액인 310억 원을 넘어선 수치로, 미술 시장의 활황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행사 기간 동안 8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했으며, 10억 원 이상 판매한 갤러리가 15곳을 넘었습니다. 특히 독일 베를린의 페레즈 프로젝트 갤러리는 미국 작가 도나 후앙카의 작품 6점을 포함한 모든 출품작을 판매했고, 홍콩의 에스에이플러스는 마르크 샤갈의 작품을 약 23억 원에 판매했습니다. 이러한 성공 요인으로는 해외 유명 갤러리의 참여로 수준 높은 작품이 전시된 점, 관람객 참여형 전시 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 점이 꼽힙니다. 또한, 전시 부스의 높이를 기존보다 60cm 높인 3.6m로 설치하고, 통로를 넓게 배치하는 등 관람 환경을 개선한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처럼 '아트부산'의 성공은 미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출처: 한국일보
1. 숫자로 보는 한국 미술 시장의 현재
2021년을 기점으로 국내 미술 시장 규모는 약 1조 원을 돌파했고, 2022년에는 1조 2천억 원, 2023년엔 소폭 조정되었지만 안정적인 9천억 원대 규모를 유지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작품 거래량의 증가예요.
온라인 플랫폼과 아트페어, 그리고 조각투자 등 ‘작품을 더 쉽게 사고파는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실제 돈이 움직이는 장면이 훨씬 더 많아졌다는 뜻이에요.
2. 아트페어, 단순한 전시가 아닌 ‘시장의 최전선’
서울에서만 연간 열리는 아트페어가 20개가 넘어요. 대표적으로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아트부산, 대구아트페어 등이 있고, 그 외에도 수많은 중소형 아트페어와 팝업 전시가 투자자와 컬렉터들을 끌어모으고 있어요.
2023년 KIAF와 프리즈 서울은 단 4일 만에 관람객 7만 6천 명, 현장에서의 판매액은 1,5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었어요.
이제 아트페어는 ‘그림 구경하러 가는 곳’이 아니라 작가를 미리 발굴하고, 시장에서 어떤 흐름이 뜨고 있는지를 읽는 공간이에요.
3. 돈이 모이는 작가, 기준은 뭘까?
"요즘 뭐가 잘 나가요?"라는 질문에 갤러리스트들은 대체로 비슷한 기준을 이야기해요.
- SNS나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 작가
- 프리즈 서울이나 해외 아트페어에 입점한 갤러리 소속 작가
- 경매 낙찰률이 높은 작가
- 유명 컬렉터, 연예인 컬렉션에 포함된 작가
예를 들어, 청담동 화랑가에서 활동 중인 A 작가는 2020년 단색화 스타일의 회화로 데뷔했고,
2022년 프리즈 서울에서 완판된 이후, 작품당 가격이 5배 가까이 상승했어요. 그리고 그 상승은 여전히 진행 중이에요.
4. 시장 참여자들도 변화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돈 있는 중년 컬렉터’가 미술 시장의 주류였다면, 지금은 30대, 40대의 젊은 수집가가 빠르게 늘고 있어요.
이들은 꼭 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작은 사이즈의 작품, 에디션 판화, 아트 굿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어요.
실제로 2023년 서울옥션 통계에 따르면, 낙찰자의 38%가 40세 이하였고, 그중 대부분이 1,000만 원 미만의 작품부터 시작했다고 해요.
이건 이제 미술 시장이 더는 ‘소수만의 세계’가 아니라는 증거예요.
5. 조심해야 할 것도 분명 있어요
물론, 시장이 커지면 과열되기도 쉬워요. 유명세만 믿고 작품을 무작정 구매하거나, 리세일이 어렵다는 걸 모르는 채 진입했다가
실망하는 사례도 있어요. 또한 아직 한국 미술 시장은 공공 데이터, 가격 투명성, 작가 권리 보호 측면에서
갈 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아요. 그래서 컬렉팅을 할 때는 꼭 충분한 조사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요.
다음편 예고
그림의 값, 예술의 값 -[4] 예술가의 생계 – 창작과 돈 사이
작가는 무조건 가난해야 하나요? 예술가의 실제 수익 구조, 활동 방식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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