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예술을 망치는 7가지 습관 - #7 대안은 무엇일까?
#7 대안은 무엇일까? – 예술이 가야 할 새로운 길
이 시리즈를 통해 화려하지만 비어있는 예술, 설명 없이는 다가가기 힘든 예술,
겉보기엔 그럴듯하지만 맥락 없는 전시들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그렇다면, 이제 진짜 중요한 질문.
예술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정답 대신, ‘함께 살아보는 방식’으로
현대 예술이 추구해야 할 방향은 더 이상 관객의 감탄만 이끌어내는 작품이 아니라,
관객이 작품 안에서 살아보는 경험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그 중심엔 ‘관계미학(Relational Aesthetics)’이라는 개념이 있어요.
프랑스 큐레이터 니콜라 부리오가 1990년대에 정리한 이 이론은 “작품은 관계 속에서 완성된다”는 아주 단순하지만 중요한 시각이에요.
대표 사례: 리크리트 티라바니자 – “함께 요리하기”
태국 출신 현대미술 작가 리크리트 티라바니자(Rirkrit Tiravanija)는
전시장 한복판에 주방을 차려놓고, 관람객과 함께 요리를 해요. 음식을 나누고, 대화하고, 머물게 하죠.
작품은 더 이상 벽에 걸린 조형물이 아니라 경험, 관계, 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연결이 되어버려요.
이런 예술은 보통의 미술관에서 보기 어려운, 그러나 굉장히 지속 가능하고 인간적인 예술의 방향이에요.
이 방식이 미술계에 던진 변화
리크리트의 ‘함께 요리하기’ 프로젝트는 2000년대 초반 뉴욕 MoMA PS1 전시, 독일 베를린의 그로피우스 바우, 한국 분더샵 청담 신세계갤러리에서도 전시되며, 관람객들과 함께 밥을 나누는 퍼포먼스로 큰 주목을 받았어요.
그는 ‘음식’을 매개로 “예술은 관객과 함께 존재한다”는 철학을 실현한 대표적인 인물이에요.
이후 수많은 작가들이 ‘참여형 예술’, ‘공동체 예술’을 실천하며 예술이 보다 일상으로 스며들 수 있는 길을 모색했죠.
예술의 새로운 역할
2025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예술은 이제 단순한 전시 감상이 아니라
감정의 연결, 사회적 상상력, 그리고 관계 맺기의 실험장이 되어야 해요.
관객은 감상자가 아니라 참여자, 작품은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
전시는 스크린샷이 아니라 서사와 체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결론
《2025년, 예술을 망치는 일곱 가지 습관》 시리즈는
그저 예술을 비판하려는 게 아니었어요. 오히려 지금의 전시 흐름 속에서
더 나은 방향을 함께 고민해보자는 제안이었죠.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반짝이는 겉모습보다, 관계와 맥락을 중시하는 예술의 방식이에요.
예술이 멀어졌다는 관객에게 다시 손 내밀 수 있도록 우리는 어떤 전시를 만들고, 어떤 시선을 가질 수 있을지
계속 질문을 던져보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