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잡담

2025년, 예술을 망치는 7가지 습관 - #4 얇고 허한 소책자

복잡예술가 구구 2025. 4. 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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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얇고 허한 소책자 – 전시자료, 이대로 괜찮을까?

 

 

전시장을 나서기 전, 입구에서 하나쯤 챙기게 되는 ‘전시 소책자’.
가방에 쏙 들어가고, 예쁘게 잘 만든 것도 많죠.
하지만 문제는… 그 안에 정말 뭐라도 들어있냐는 거예요.

한두 줄 작가 소개, 감상 포인트 몇 개, 큐레이터의 추상적인 문장.
읽고 나서 “이걸 왜 만들었지?” 싶은 경우도 많아요.

 

 


 

전시 소책자, 왜 존재할까?

 

원래 소책자(브로슈어)는 관람객이 전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작품과의 연결점을 만들 수 있도록 정보와 맥락을 전달하는 역할을 해요.

그런데 최근엔 디자인은 화려하지만 내용은 빈약한 일회용 소책자가 늘어나고 있어요.
간단한 소개만 있거나, QR코드를 통해 따로 설명을 보라는 식이죠.
종이만 쓰고 정보는 없는, 결국 버려지는 인쇄물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많아요.

 

 

 


 

대표 작품: Museum Highlights: A Gallery Talk – 안드레아 프레이저

 


Image: 안드레아 프레이저 (출처: Wikimedia Commons)

이 작품은 전시장 도슨트처럼 보이는 작가가
관객을 데리고 공간을 안내하면서 ‘설명’을 하는 퍼포먼스예요.
하지만 그녀가 설명하는 건 예술작품이 아니라 전시장 화장실, 카페, 로비의 구조와 기능이에요.

예술은 언제, 무엇에 붙는가?
그 질문을 역설적으로 던지는 이 퍼포먼스는
‘설명’이라는 행위 자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재조명하게 만들어요.

 


 

소책자가 ‘작품’이 될 수는 없을까?

 

전시 소책자는 단순한 전시 정보가 아니라 작품과 관람객을 연결하는 감각적 인터페이스예요.
지금처럼 기능적이지도, 아름답지도 않다면 그건 전시의 중요한 축 하나가 빠진 셈이에요.

이제는 정보성 + 기록성 + 미적 감각이 균형 잡힌 전시 인쇄물이 필요해요.

 


 

바람직한 전시자료란?

  • 작가의 시선과 관람객의 언어를 연결해주는 매개체
  • 큐레이터의 감상을 일방적으로 쓰는 것보다, 질문과 여백을 남겨주는 방식
  • QR코드로 떼우기보다, 인쇄물만의 질감과 문장력을 담는 태도

 


 

 

결론

미술관이나 갤러리는 작품만 보는 곳이 아니에요.
그 작품을 해석하고, 기억하게 만드는 **‘문서와 인쇄물의 미학’**도 중요하죠.

전시 소책자는 종이가 아니라 관객과의 대화 수단이 되어야 해요.
버려지는 인쇄물 대신, 남는 문장을 하나라도 만들어주는 자료.
그게 진짜 전시의 일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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