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잡담

2025년, 예술을 망치는 7가지 습관 - #2 아마추어 도예의 위험한 매력

복잡예술가 구구 2025. 4. 2. 12:19
반응형

 

 

#2 아마추어 도예의 위험한 매력 – 손맛 만으로는 부족해요!

 

 

“나도 도자기 해보고 싶었어.”
“흙 만지면 마음이 편안해져서 좋아요.”
이런 말, 요즘 정말 자주 들어요.
도예 공방 체험은 MZ세대뿐 아니라 시니어 세대에게도 힐링 문화로 자리 잡았고,
직접 만든 도자기로 일상 식기를 꾸미는 사람도 늘어났죠.

그런데…
문제는 이 ‘힐링 중심의 아마추어 도예’가 그대로 미술 전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에요.

 

 


 

미술과 취미, 그 경계가 사라진 시대

 

요즘 전시에서는 아마추어 도예 작품이
‘치유’, ‘느린 삶’, ‘자연의 손맛’이라는 이름으로
예술계의 장르를 점점 넓히고 있어요.
그 자체는 나쁜 게 아니에요. 예술의 문턱을 낮추는 시도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기술적 숙련도나 조형적인 완성도는 무시되고
감성적인 서사, 혹은 ‘나의 이야기’라는 자전적 서술만으로 작품이 평가되기 시작했어요.
그럼 관람객은 질문하게 돼요.
“이건 왜 예술이라고 하는 걸까?”

 


 

대표 작품: Moon Jar (달항아리) – 백자 전통의 정점


Image: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18세기 조선 백자 달항아리 (출처: Wikimedia Commons)

전통 도예의 대표작인 달항아리(Moon Jar)는
그 형태 자체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더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어요.
균형이 살짝 흐트러진 듯하면서도
단정한 백자의 빛과 깊이 있는 유약의 질감이 보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죠.

하지만 이건 수백 번의 실패와 수련이 축적된 결과물이에요.
무심한 듯 빚어낸 아름다움에는, 고도의 기술과 철학이 녹아 있어요.
우리가 ‘손맛’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 그 손이 얼마나 오랫동안 길들여졌는지를 알아야 가능하겠죠.

 


 

도예를 예술로 만들려면 ? 

 

  • 기술적 완성도와 조형성은 여전히 중요해요
    아무리 감정이 담겨 있어도, 시각적으로 설득력 없으면 예술로서의 매력은 떨어져요.
  • 감성 중심의 서술에만 의존하지 않기
    “슬퍼서 만들었어요”, “마음이 따뜻해서 빚었어요”는 이유가 되지 않아요.
    감정과 형식 사이의 연결 고리가 예술이에요.
  • 전통을 단지 ‘따라하기’가 아닌 ‘해석하기’로 바꾸기
    백자를 흉내 내기보다, 그 철학을 오늘날의 맥락으로 풀어내는 것이 더 중요한 시도예요.

 

 

결론

 

누구나 도예를 할 수 있는 시대,
그렇기에 예술과 취미의 경계는 더 섬세해져야 해요.

예술가가 된다는 건
단순히 잘 만든 물건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 안에 지속적인 고민과 조형언어의 실험이 담겨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2025년, 아마추어 도예가 전시의 중심에 놓인다면
우리는 ‘왜 이걸 전시해야 하는가’에 대한 기준을 다시 묻는 것이 필요해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