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값, 예술의 값 - #2 아트 컬렉팅, 진짜 투자일까?
#2 아트 컬렉팅, 진짜 투자일까?
한때 미술품 수집은 ‘부자들의 취미’ 정도로 여겨졌어요.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미술은 이제 취향이자 취미이면서, "투자"의 영역으로도 확실히 자리 잡았죠. ‘아트 컬렉팅’이라는 단어 자체도 훨씬 대중화됐고요. 그림 한 점이 몇 천만 원, 몇 억 원을 오가는 걸 보면,
누군가는 “그림값이 왜 저래?”라고 생각하겠지만 누군가는 “지금 이 작가, 사야 할 때다”라고 말해요. 오늘은 예술과 투자 사이, 그 아슬아슬한 균형을 짚어보려 해요.
MZ세대 늘어난 아트 컬렉팅 시장
요즘 MZ세대(20~40대)를 중심으로 미술품을 ‘자산’과 ‘취향’의 교차점으로 보는 흐름이 분명히 생기고 있어요.
실제로 삼성카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8%가 미술시장에 관심이 있고,
20%는 미술품을 직접 사본 경험이 있다고 해요. 흥미로운 건, 그중 30%는 재테크 목적이었다는 점이죠.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같은 대형 행사에서도 방문객 절반 이상이 ‘처음 온 사람’, 그중 60% 이상이 MZ세대였다는 사실은
‘미술을 소비하는 방식’ 자체가 변하고 있음을 보여줘요. 이 흐름을 감지한 금융권도 가만히 있지 않아요.
삼성카드는 미술 작가와 콜라보한 카드 출시, 신한카드는 사내벤처를 통해 아트페어 직접 개최, 일부 은행은 모바일 앱에 ‘미술품 조각투자’ 메뉴를 추가했죠. 이제 미술은 감상의 영역을 넘어, ‘투자’와 ‘라이프스타일 소비’의 접점으로 확장되고 있어요. 그림을 사는 건 여전히 특별한 경험일 수 있지만, 과연 그것은 사치일까요, 아니면 다음 세대를 위한 스마트한 투자일까요?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해봐요.
아트 컬렉팅, 진짜 투자일까?
1. 그림도 투자 대상이 될 수 있을까?
간단히 말하면, "된다"예요. 그림은 실제로 자산으로서의 기능을 해요. 특히 작가가 유명해지거나, 작품이 미술사적 의미를 갖게 되면
수년 만에 몇 배로 가격이 뛰는 경우도 많죠. 예를 들어, 김환기 작가의 점화(點畵)는 10년 전 1억 원대에 거래되던 작품이 현재 10억~20억 원에 낙찰되고 있어요. 이건 단순한 감상의 영역을 넘어선 ‘시장 가치’의 증명이에요.
2. 초보 컬렉터가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
- “어떤 작가를 사야 하나요?”
- “몇 점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 “갤러리에서 바로 사도 되나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처음부터 ‘투자 목적’만 두고 시작하면 실망할 수 있어요. 왜냐면 미술품은 부동산처럼 가격이 안정적으로 오르지 않고,
‘수요와 관심’이라는 비가시적인 요인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시작은 오히려 단순한 취향이나 감정적 공감에서 출발하는 게 좋아요. "이 작품이 내 공간에 어울릴까?" "이 작가의 이야기가 내 마음을 움직였는가?" 이런 기준으로 100~300만 원대 작가부터 컬렉팅을 시작해보는 거죠.
3. 컬렉팅은 취향이 쌓이는 과정이에요
진짜 컬렉터는 가격만 보는 게 아니라, "어떤 시대의 미감과 흐름을 읽을 수 있는가" 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림을 모은다는 건, 결국 나의 취향과 안목이 쌓여가는 기록이기도 하니까요. 특히 Z세대와 2030 세대는
고가 작품보다 작고 독립적인 신진 작가의 작품을 수집하면서 자신의 정체성과 연결되는 컬렉션을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를 둬요.
이건 과거 미술 시장과는 굉장히 다른 흐름이에요.
4. 미술 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
미술 시장도 결국 ‘심리’가 중심이에요. 갤러리에서 어떤 작가를 집중 조명하고,
경매에서 얼마나 거래되는지, 언론이나 SNS에서 얼마나 회자되는지에 따라 작품 가격이 움직여요. 그리고 요즘엔 컬렉터들의 입소문, 유튜브 리뷰, 인스타그램 포스팅 하나가 작가의 시장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영향을 주기도 해요. 아트 컬렉팅은 감성과 시장 감각을 동시에 보는 능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 된 거예요.
5. 그럼에도, 그림은 결국 나를 위한 것이어야 해요
우리가 돈을 들여 미술품을 소장하는 건 결국 그 그림이 주는 어떤 감정의 울림 때문이에요.
시장에서 팔 수 있을지 말지는 둘째 문제고, 그 작품이 내 공간에, 내 감정에 오래 남아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할지도 몰라요.
그래서 아트 컬렉팅은 ‘투자’의 모습도 있지만, 본질은 ‘자기 표현의 한 방식’이자, ‘자기 안목을 드러내는 언어’에 더 가까워요.
다음편 예고
그림의 값, 예술의 값 -[3] 한국 미술 시장은 지금 돈이 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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